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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가나의 혼인잔치"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에 가린 천재 화가의 걸작! 본문
[역사/문화] "가나의 혼인잔치"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에 가린 천재 화가의 걸작!
La Muette 2021. 11. 3. 05:41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가장 붐비는 전시실이 있습니다.
바로 모나리자가 있는 데농관의 회화 전시실 6번입니다.
모나리자 앞은 앞다투어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만원을 이루고 있는 반면 모나리자 반대편에 있는 한 벽면을 다 차지 할정도로 압도적인 크기의 그림인 "가나의 혼인잔치 (The wedding feast at Cana)" (그림1,2)는 그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모나리자한테 관람객들의 모든 관심을 빼앗겨 웬지모를 초라함이 느껴집니다.
"가나의 혼인잔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베네치아 학파 화가인 파올로 베로네세 (Paolo Vernese)의 작품으로,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있기전 본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 조르조 마조레 (Saint Giorgio maggiore) 예배당의 수도사 식당에 걸려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이 배네치아를 침략하면서 이 작품을 약탈해 갔기때문에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있게 되었습니다.
작품에서 보여지듯이 이 그림은 마치 잔치의 한 장면을 캡쳐해 놓은것 같습니다.
그림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그려져 있으며 결혼식 잔치 답게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가 그림 전체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림속에 묘사된 맑은 하늘과 저멀리 탑이 그려져 있어 수많은 인물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그림 정가운데에는 후광을 띄고 있는 인물 둘이 보이는데 (그림 3), 감상자 대부분은 이 인물들이 예수와 마리아 라는 사실을 쉽게 짐잘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명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예수가 가나의 혼인잔치에 참석했구나"라는 정도도 쉽게 추측할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명에서 보여지듯이 본 그림은 성경속의 예수가 최초로 기적을 만들어낸 장면(요한복음서 2장 1~12절) 을 담고 있습니다.
성경의 요한복음서 2장 1~12절에 따르면,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갈릴리 지역, 가나(Cana)의 한 지인의 혼인잔치에 초대 받았는데,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만들어낸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오히려 이 작품을 보면 웬지 모르게 "예수의 최후의 만찬" 이 먼저 생각납니다. 동시에 문특 예수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최후의 만찬을 했나라고 헷갈리기도 합니다.
작품속에서 잔치라는 분위기는 잘 부각 되어있지만, 예수가 물을 와인으로 만들어낸 기적에 대한점은 그림속에서 확연히 눈에 띄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심지어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제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복장도 상당히 달라 보이니 오히려 이 작품은 감상자들에게 그림속에서 정확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혼란만 줄 뿐입니다.
이러한점에서 이 작품은 성경속 내용을 그대로 고증하여 그려졌다기 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이라는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이 더욱더 특별하게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총 3가지의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고대 그리스 로마 건축물 배경
- 악사로 묘사된 이 작품의 작가인 '파올로 베르세네' 와 다른 베네치아 학파 화가들
- 16세기 유럽의 여러 역사적 인물들의 묘사
그럼 이 작품속에 숨겨져있는 특징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 보기로 합시다.
1. 고대 그리스 로마 건축물 배경
먼저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으로는 그림의 뒷 배경 양 옆으로 묘사된
고대 그리스 로마 건축물과 르네상스 건축물 (그림 4)이 되겠습니다.
먼저 배경 앞에는 르네상스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오 (Andrea Palladio, 1508~1580)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보이고, 그 뒤에는 도리안과 코린트식의 기둥이 특징인 고대 그리스 로마 양식의 건축물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멀리 뒤로 보이는곳에는 대리석 탑이 높게 솟아 있는데, 상상속의 탑인지 실제로 존재하는 탑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고대 그리스 건축물과 르네상스 건축물들을 혼합해 배경으로 배치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바는 없지만 잘 알려진 추측에 의하면 이 작품이 본래 걸려있었던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이 대표적인 르네상스의 팔라디오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이를 반영하듯이 그림에서도 팔라디오 양식 건물을 전면에 배치 (고대 그리스 로마 건축물은 후면에 배치하여 시간적인 발전 단계 반영) 하여 고대 그리스 로마 양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간접적으로 보여주는듯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성경속 가나의 혼인잔치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딱히 잘 가늠이 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작품 뒷 배경으로는 분주하게 잔치 음식을 준비하는 일꾼들과 왼편에 고급스러운 은쟁반 식기들을 정리하는 모습 그리고 건물 난간에서 환호하는듯한 사람들을 보면 혼인잔치의 정겨운 모습을 작품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 악사로 묘사되어 있는 베로네세와 배네치아 학파 화가들
이 작품의 두번째 흥미로운점은 이 작품의 작가인 파올로 베로네세 본인 자신과 당대 베네치아 학파의 주요 화가들인 바사노 (Jacopo Bassano), 틴토레토(Tintoretto), 타치아노(Titian)를 혼인 잔치의 흥을 더해주는 악사로 묘사되어있습니다 (그림5).
당대 베네치아 회화의 거장들은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한 알려진 해석에 따르면 예수가 기적을 일으킨 혼인잔치에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본인 작가 자신을 가운데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그림의 주인공이 예수가 아니라 본인 작가 자신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3. 16세기 유럽의 여러 역사적 인물들의 묘사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특징은, 정중앙에 있는 예수와 악사들을 중심으로 양 옆의 테이블에는
16세기 유럽의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묘사 (그림 6, 7)되어있습니다.
예수, 마리아 그리고 예수의 제자들은 기원후 1세기경 레반트의 갈릴리 지역에서 살아가던 인물들이었는데, 작가가 살고 있는 시대인 16세기의 여러 역사적 인물들을 작품에 동시에 배치 했다는 점은 이 작품을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흥미를 끌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예수와 마리아가 앉은 테이블 왼쪽편 (그림 6) 에는 혼인잔치의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가 테이블 끝머리에 앉아 있으며 마치 예수가 방금 기적으로 만든 와인을 테이스팅 하려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리고 그 위편으로는 황금색옷에 희끗한 수염에 무언가를 노려보며 인상을 쓰고 있는 오스만제국의 술탄, 슐레이만 1세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파란 드레스를 입은 오스트리아 공주이자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왕비인 엘레노어가 보입니다.
슐레이만 1세 바로 옆에 프랑스의 왕비가 옆에 그려져 있다는 것은 어떤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것 처럼 보이는데, 역사적으로 당시 프랑수아 1세의 프랑스와 슐레이만 1세의 오스만제국의 동맹관계와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추측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그림 7)에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카를 5세, 프랑스왕 프랑수아 1세, 잉글랜드의 메리여왕 (Bloody Mary), 켄터베리의 추기경, 시인, 외교관등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묘사되었다고 하는데, 그림속에서 정확히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정보를 찾을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결론은...?
자, 그래서 종합해보자면, 그림 양옆으로 그리스 로마 건축물들과 르네상스 건축이 작품의 프레임 역할을 하며, 작품 하단은 1세기경 갈릴리의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예수의 제자들이 작품의 주인공인듯 중심에 배치 되어있으며 그 아래 이 작품의 작가와 그 작가의 학파 동료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으며 양 옆으로는 16세기 유럽이라는 역사적 무대에서 중심 또는 지도자적 역할을 했던 인물들 배치되어 있습니다.
뭔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듯하지만, 이러한 불협화음적인 요소들이 오히려 이 작품의 작가가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려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굉장히 종교적인 그림만이 허용될거 같은 수도원 식당에 이렇게 예수와 16세기 동시대의 인물들을 같이 그려넣었다는 점에서 당시 베니스에서의 기독교는 타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이 작품이 원래 있었던 수도사 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수도사들은 이 그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그리고 동료 수도사들과 이 그림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공유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 외 특징들...
위에서 다루었던 주요 특징들 이외에, 또다른 특징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몇몇 인물들이 마치 그림밖의 감상자를 의식하듯 쳐다보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림 8)
이 작품의 화가가 이러한 인물들을 감상자의 눈과 마주치게 그렸는지는 자세하게 밝혀진바는 없지만, 제 추측으로는, 아래의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감상자를 쳐다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인물들이 작품 전체적으로 골고루 퍼져 있다는것을 고려했을때, 그림을 보고 있는 감상자를 그림속의 인물이 쳐다보는듯한 느낌을 감지하게 만들어 그림을 전체적으로 보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와 예수의 첫번째 기적"을 그린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
"가나의 혼인잔치"는 다른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들도 그림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각 화가들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성경속의 내용을 해석하여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여전히 타 작품들에서도 르네상스 시대 때의 소품들이 그림에 그대로 반영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베로네세의 작품과는 다르게 타 작가들의 작품들은 예수의 기적이 주요 장면으로 포착되게끔 그린만큼 기독교적 종교색이 베로네세 작품보다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아래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각 작품들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면서 작품들을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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