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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536년 | 역사가들이 말하는 인류 최악의 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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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536년 | 역사가들이 말하는 인류 최악의 해

La Muette 2022. 4. 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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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에게 최악의 해는 언제였나요? SNS에 올라온 글들, 뉴스 등 각종 미디어 에서“최악의 해” 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되지요?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본인이 기억하는 최악의 해가 동시에 누군가의 최악의 해인경우도 많지요!

인류 역사 기록중에서 536년은 특히나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게 최악의 해로 기억되는 한 해 였을 것입니다.

세계사를 살펴보면 인류사는 정말 고난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여러 위기에 처해있었습니다.

어떤 민족이나 국가는 위기속에서도 살아남아 인류 문명사에 흔적을 남겼지만,

그렇지 못한 민족이나 국가는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역사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유독 536년이 공통적으로 인류 역사상 살기 가장 힘든해라고 망합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여러 역사적 기록들과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들을 통해서 여러분들에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536년 안개속에 갇힌 한해

 

 

동로마 제국의 가장 유능한 장군중 한명인 벨리사우리우스 밑에서 군사 고문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비잔틴 역사가인 프로코피우스는 그의 상사와 시칠리아로 여행하는 도중 탁해진 공기와 평소보다 이상하게 “ 희미한 태양빛에 대해서 이렇게 서술 했었습니다.

 536년, 그 한해동안은 매일 밤낮 구분 없이 달이 떠있는 것처럼, 마치 일식 상태의 태양처럼 보였다

 

 

같은 해, 프로코피우스 뿐만 아니라 , 이시기 동로마 제국의 서기관인 시리아의 미카엘 또한 이 시기에 대해서 기록 하였는데,

태양이 어두워졌다, 어둠은 18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하루에 약 4시간 정도만 희미한 빛이 세상을 비추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그림자일뿐이다. 사람들은 태양이 더이상 빛을 발하지 않을거라고 단언했다.  과일은 익지 않고 와인에서는 신맛이 났다

라고 서술하였습니다.

시리아의 마이클의 역사서인 "세계 연대기 (World Cronicle)", 13 세기 아르메니아어로 번역서. 후기 고전 시대 (Late Antiquity, 2~7세기) 부터 11세기 까지 역사적 단서들이 적혀있다.

현대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증거에 따르면  이 해에 엄청난 화산 폭발로 인해서 온지구의 대기를 화산재가 뒤덮게 되면서 지구의 온도를 급격히 낮췄다고 합니다. 물론 초등학교 생물시간에서도 배웠듯이, 식물은 일정시간동안 해를 쬐어야지 잘자라지만 이 해만큼은 연중 내내 화산재 구름이 태양빛을 가로막아 농작물 또는 과일들이 잘 자라나리라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따라서 유난히 536년에는 전지구적으로 기근에 대한 기록이 자주 언급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지구의 평균 온도는 1.6도에서 2.5도 정도 낮아졌으며 이후 수십년간 이러한 전지구적인 저온 현상이 지속 되었습니다.

 

2. 동로마 제국에 덮친 전염병

 

비잔틴 제국 (즉,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의 복원 상상도.

536년, 화산재 먼지로 뒤덮인 지구는 식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것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 또한 태양빛을 필요한 만큼 충분이 쬐지 못하게 되어 비타민 D 부족 현상을 겪었으며 이는 약한 면역력의 원인이 되어 이로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 질병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습니다. 따라서 전염병이 한번 창궐하면 가난한 하층민들은 물론이고 귀족 그리고 왕들 또한 생사의 갈림길에서지난 인생을 되돌아 봐야했습니다.

손바닥에서 부터 따가운 통증이 시작되면서 점점 살이 부풀어 오르고 고름이 터지면서 전신의 신경계를 따라서 이와 같은 끔찍한 증상과 고통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동로마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 도시내에는 전염병으로 죽어나간 시체들의 부패로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당시에는 딱히 전염병 사망자의 시신을 제대로 처리하는 방식을 몰랐기에, 시신을 그대로 도시밖으로 또는 바다로 던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질병에 노출 시켰을 뿐이었습니다. 이 뿐만아니라 역사가들은 전장에서 돌아온 병사들 무리 틈에 껴서 이동했던 쥐들이 병균을 옮기면서 당시 상황을 더 악화 시켰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전염병은 바로 역사속에서 중세 유럽의 흑사병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내었던 유스티니아누스 페스트 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541년에만 동로마 제국의 전체 인구의 35%에서 50%가 이 전염병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스티니아누스 페스트의 희생자들에게 마지막 의식을 행하고 있는 수도승

 

3. 동아시아: 눈 내리는 여름

이상기후로 생긴 재난은 비단 동로마 제국의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난시”라고 불리는 중국의 6세기경 역사서에 따르면 536년 하늘에서 황색의 재가 하늘에서 내렸다고 기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해를 “먼지의 해”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중국 남조시대의 한 역사서에서는 한여름에 뜬금없이 서리 또는 눈이 내리는 기현상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여름에 나는 작물들이 파괴되었으며 이는 대기근으로 이어져 한 도시에서만 약 70~80%에 달하는 인구가 사망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에도 536년에 심한 기근이 있어 왕이 직접 백성들을 위로 하러 다녔다고 기록 되어있습니다. 또한 536, 549, 550년에는 사람이 생사람을 잡아먹는 참상까지도 벌어졌다고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4. 남미: 엘니뇨 현상 그리고 홍수

 

100-700AD에 북부 페루 지역에서 번성했던 모쉬 문명

이번에는 당시 남미 지역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페루의 고대 문명인 모쉬 문명은 6세기경 이 지역의 패권 문명으로서 당시로서 혁신적인 개간농사를 통한 농작물 생산과 대규모 어업은 모쉬 문명 경제의 근간이었습니다. 하지만 6세기경, 강력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서 해수가 따뜻해지면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해집니다.

더나아가 이상기후 현상으로인해서 잦은 홍수가 일어나 개간농사를 하던 모쉬 문명에 큰 경제적 타격을 입혀 많은 모쉬 인들이 기근으로 사망했다고 전해집니다.

* 엘니뇨 현상: 열대 동태평양(혹은 중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경년 기후변동 현상으로서, 열대 서태평양 무역풍의 약화 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근본적인 발생 원인은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

 

5. 현대 과학이 밝혀낸 536년의 상황

최대 길이 약 3.2km나 되는 아이스 샘플을 드릴로 체취하여 약 800,000년 전의 얼음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2018년에 현대의 과학자들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빙산 깊숙한 아래에서 채취한 얼음샘플 분석을 통해서 536년경에 큰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는 증거를 발견하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아이슬란드에서 540년과 547년의 큰 화산 대폭발이 있었으며 폭발하면서 나온 재들이 지구 대기를 덮어 오랫동안 지구를 어둡게 하고 온도를 낮췄다고 주장합니다.

나이테 연대측정은 1859년에 과학적으로 과거의 기후를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 되었으니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때부터 나이테가 연대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하여 과거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연륜 연대학자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서 자란 연대가 긴 나무들의 나이테를 관찰한 결과 나이테 링의 성장이 정체 되어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는 외부의 기후가 낮을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연대기적으로도 6세기 중반인것으로 판명이 났다고 합니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중남미의 섬 엘살바도르에서 535년 이나 536년에 화산 대폭발이 일어났으며, 또는 북미에서의 화산 폭발이 전지구를 어둠으로 뒤덮히는 현상을 만들어 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David Keys와 Ken Woheltz와 같은 학자들은 535년 인도네시아 Krakato섬에서의 화산 폭발이 기후 변화를 야기 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폭발은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 약 20억개 양에 해당하는 위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폭발이 전지구적으로 핵겨울과 같은 현상을 야기시켰던것이죠.

학자들은 이 시기에 일어난 이상한 기후현상을 “후기 고대의 소빙하기”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엘살바도르의 일로팡고(Illopnago volcano)화산, 536년 폭발로 분화 호수가 생성 되었다.

이렇게 536년은 인류 문명사에서 환경적으로 생명이 살기 가장 열악했던 해인것처럼 들립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시점에서 지구 온난화 현상은 점점 가속화 되고 이상 기후현상도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도 결국 이상기후가 시발점이라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술적으로 의학적으로 발전한 덕분에 과거와 같은 사망률까지는 아니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해가 최악의 해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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