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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뮤엣인류이야기
[역사/문화]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관한 불편한 진실 2- 그릇된 믿음에서 태어난 르네상스 본문
[역사/문화]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관한 불편한 진실 2- 그릇된 믿음에서 태어난 르네상스
La Muette 2020. 4. 1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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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전 포스팅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포스팅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우리가 순 백색의 조각상들을 보면서 아름답고 신비롭다고 느껴지는 이 원초적인 느낌은 어디서 시작되었고 왜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 왔을까요?"
이 순백의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들이 아름답고 신비롭다고 느끼는 이유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위해서는 14세기 중반 무렵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로 가야됩니다. 우리가 순백의 조각상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근본적인 이유의 시작은 르네상스 시대의 학자들과 예술가들의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에 대한 몰이해에 있습니다.
요약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이 본래 백색이라고 굳게 믿은 르네상스 지식인들은 이를 토대로 르네상스 예술을 탄생시켰으며 조각상은 본래 백색이어야지 예술품이다라는 공식을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공식은 18세기 유럽에서는 빙켈만에 의해서 인종주의적인 관점과 결합하여 백인의 우월성에 대한 과시를 함축하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이와 별개로 백색의 조각상이 예술적이다라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로 통했습니다. 이 공식화된 진리를 부수기 위해서 19세기에 여러 시도들이 이루어졌지만 전부 실패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릇된 믿음의 시작
기원후 4세기 무렵 지중해에서, 서로마 제국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그 당시 만들어졌던 수많은 조각상들이 땅속에 묻히기 됩니다. 이후 천 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14세기 이탈리아에서는 르네상스 운동이 전개 되며 땅속에 묻혀있던 조각상들은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 연구에 열의가 있었던 수많은 르네상스 학자들과 예술가들에 의해서 그 빛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땅속에 오랫동안 묻혀있는 동안 채색 되어있는 조각상들은 흙속의 산성물질에 의해서 산화되어 점점 옅은 색으로 변해갔으며 이에 더해 발굴 과정에서 공기 속 산소에 노출 되어 본래의 색을 거의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와중에도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상태의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들을 발견했던 14세기 이탈리아인들은 고대 로마인들은 본래 조각상을 순백의 상태로 만들었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그들의 예술적인 고상함과 세렴됨으로 이해했습니다.
당시 르네상스 운동의 배경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철학, 정치사상, 문화, 문학 등 여러방면에서 중세 유럽보다 월등했다는 강력한 믿음이 당시의 학자들과 예술가들 사이에서 만연해 있었습니다. 따라서 르네상스 학자들과 예술가들은 적절한 고증없이 맹목적으로 고대 로마인들의 예술적 안목이 중세의 것 보다 더 뛰어나다고 단정지어버렸습니다.
중세 유럽의 기독교 미술품에는 채색된 조각품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과 학자들의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의 우월함에 대한 맹신으로 중세 기독교 미술은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 무시받았습니다. 또한 이러한 그들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것들이 우월하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조금만 덜 했어도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들이 채색되었었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렸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현대에 와서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전 이미 몇 몇의 고고학자들과 미술사학자들에 의해서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들이 채색되어있는 흔적이 있다고 주장되어져 왔었습니다.
이러한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과 학자들의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에 대한 몰이해와 맹목적인 믿음은 후대에도 계속 이어지게 되고 조각상은 순백일 수록 더 예술적 이다라는 공식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됩니다.
이러한 고정된 예술적 인식의 틀 속에서 15세기 경 온 유럽에서는 채색되어져 있는 조각품들은 제대로된 예술품으로 인정받을수 없었습니다. 당시 교회의 채색되어있는 조각상들은 교회를 방문한 기도자들을 위한 종교적 용도 이자 대중 예술 로만 여겨졌을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순백의 조각상들만이 부유함의 상징이자 예술의 상징으로서 부유층들에게 "하이 아트 (High art)"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이에 편승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은 진정한 예술성은 하나의 돌조각에 끌과 망치만을 이용해조각했을때 발현된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따라서 조각상에 색을 칠하는 일은 예술의 진정성을 깎아내리는 일이었으며,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은 채색 없이도 충분히 조각상을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만들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대표적인 르네상스 시대의 몇몇 예술가들은 조각품에 대한 그들의 예술철학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우리 대부분이 아는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또한 르네상스 시대에 예술가들끼리 논의를 하던 곳인 파라곤 (Paragone)에서 강하게 주장하기를,
"감히 대리석에 색을 칠하는 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며 조각가의 미덕은 끌과 망치에서 나온다."
또한 1584년 파라곤에서 빈체노 보르기니는 말했습니다.
"이 예술계의 어떤 멍청이가 조각상에 색을 칠한다면, 이는 우리 예술의 본질을 부정하는것과 같소!"
따라서 이러한 르네상스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당대 조각가들은 그들이 믿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순백의 조각상과 같은 형태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사조는 이후 온 유럽의 조각 예술의 기준이 되며 기독교 미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인종주의와 결합한 순백미의 조각상
그리고 전통에 대한 도전
이러한 순백의 조각상에 대한 예술적 찬양은 18세기 유럽에서도 이어지지만 조금 다른 양상을 띄게 됩니다. 18세기 독일 예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미술 사학자인 요한 빙켈만은 순백의 조각상들이 왜 아름다움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약간의 과학적인 서술 방식과 함축된 인종주의적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빙켈만은 고대 그리스의 순백의 조각상에 대한 그의 관점을 1764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순백은 대부분의 빛들을 반사 시키며 이는 조각품들을 보는이로 하여금 더 눈에 띄게 한다 ...
조각품의 육체미는 순백일수록 더 빛난다".
"조각품에 색을 입히는 일은 바바리즘 (야만주의, 야만성)을 대표한다.
반면에 고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순백의 조각품들은 엄청난 예술적 기품을 보여준다"
라고 말하며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에 대해서 약간의 인종주의적 관점이 섞인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사실 그는 유럽중심주의자 (Eurocentrist)로 알려져있으며 중국과 같은 비유럽계 국가들을 비난하는 언급을 종종 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빙켈만의 인종주의적 관점은 당연히 터무니 없고 전혀 객관적이지 못합니다. 사실 고대 로마에서는 여러 인종들이 섞여 살았으며 아프리카 흑인 특히 에티오피아인들이 종종 고대 로마시대 벽화에 묘사되어집니다. 미술사학자인 마크 아베가 말하기를 "고대 로마인들은 인종을 문화적 배경으로 나누었지 피부색으로 분류하지는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종주의가 함축되어있는 그의 미술사학 저서인 Geschichte der Kunst des Alterhum 는 당시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술사책이었으며 현대 까지도 미술사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책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잘못된 인종주의적 관점이 스며든 빙켈만의 고대 그리스 조각상에 대한 미술 사학적 연구는 이후 나치 독일의 히틀러에게 백인 아리아인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선전 수단으로 적극 이용되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히틀러는 당시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에서 영감을 받아 순백으로 조각되어진 작품만을 예술품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빙켈만의 인종주의가 내포된 연구와는 별개로 여전히 18세기 유럽에서는 순백의 조각상만이 예술품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18세기 중반 프랑스의 네오 클레식 양식 조각가인 다비드 앵거 (David d'Anger)는
"대리석에 담겨 있는 백색은 뭔가 순수하면서 천상계의 거룩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밖의 색깔은 지상계의 색이다...조각상은 영원함의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지상의 꽃과 같은 화려한 채색은 이 영원함의 의미를 퇴색 시키는 일이다"
라고 백색의 조각상에 대해서 그의 예찬론적인 의견을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의 순백미를 찬양하는 유럽의 견고하며 보수적인 예술사조에도 불구하고 이에 도전하는 예술가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 영국의 조각가인 존 깁슨 (John Gibson)은 1856년에 '옅은 색의 비너스 (the tinted Venus)'라고 불리는 옅은 색을 입힌 대리석 조각상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비판을 더 많이 받았으며 따라서 당대 예술적 상업적 실패를 겪었습니다.
또한 인상주의 조각가인 에드거 드가 (Edger Degas)의 '어린 14살 소녀 댄서 (the Littel Founteen- Year Old Dancer)'와 같이 현대에 인정받는 작품들도 19세기 유럽인들에게는 많은 비판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하얀 조각상일수록 아름답다고 믿는 (특히 유럽인들?) 인간들의 깊게 뿌리박힌 인식은 이 처럼 14세기르네상스의 예술가들과 학자들의 그릇된 믿음에서 비롯되어왔고 이 믿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견고해지고 한 치의 의심도 가질수 없는 진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 인간이 아름다움에 쉽게 유혹되는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름다움의 기준은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 속에서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진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상의 진실을 통해서 깨달을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만일, 정말 만일, 14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인들이 온전하게 채색되어져 있는 고대 로마 시대의 조각상들을 발견 했더라면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합니다. 이미 중세 유럽의 기독교 미술에서는 채색된 조각품들이 많았으므로 고대 로마의 채색된 조각품들은 그다지 그들에게 흥미로운 대상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쯤 백색의 대리석으로 조각된 작품보다는 채색되어 있는 조각상들만을 박물관에서 보게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고대 그래스 로마 조각상들이 색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기에 14세기 르네상스 예술이 탄생 할 수 있었고 당대 미켈란젤로와 같은 뛰어난 조각가들이 만든 대리석 조각상들을 우리가 박물관에서 아릅답다고 느끼며 볼 수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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